인지 왜곡: 도박하는 뇌가 만들어 내는 세 가지 착각
저녁 6시. 파친코 가게 안. 친 지 4시간. 3만 엔이 사라졌다.
‘이만큼 안 나왔으니, 슬슬 확변이 와도 이상하지 않다’ ‘지금 멈추면 3만 엔의 손실이 확정된다. 1만 엔 더 넣어서 되찾자’ ‘이 대, 오늘 아침부터 계속 돌아가고 있다. 슬슬 나올 때가 됐다’
세 가지 생각이 동시에 머릿속에 있다. 어느 것이든 밖에서 보면 ‘이상하다’고 알 수 있다. 하지만 대 앞에 앉아 있는 본인에게는 그 어느 것이든 사실처럼 느껴진다.
인지 왜곡이란 무엇인가
인지 왜곡이란 ‘사실과 어긋난 사고의 버릇’을 가리킵니다. 중독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보통 사람에게도 일어납니다. 다만 도박 중독의 뇌에서는 특정 패턴의 왜곡이 특히 강하게 나타납니다.
왜 도박하는 뇌에서 왜곡이 강해지는가.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 도파민의 함정: 도파민이 과도하게 분비되고 있습니다. 뇌는 ‘계속할 이유’를 원합니다
- 손실에 대한 혐오: 사람은 손해 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패배가 확정될 것 같을 때, 인지 왜곡이 ‘아직 되찾을 수 있다’고 느끼게 만듭니다
즉 인지 왜곡은 ‘할 이유’와 ‘멈추지 않을 이유’를 뇌가 사후에 만들어 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후에 만들어진 이유가 본인에게는 ‘올바른 판단’처럼 느껴지고 맙니다.
여기서는 도박 중독에 특히 강력한 세 가지 왜곡을 다룹니다. 도박사의 오류, 매몰 비용 효과, 확실성 효과입니다.
도박사의 오류: ‘다음엔 맞는다’는 착각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 ‘안 나왔으니 슬슬 확변이 온다’
- ‘3번 연속 리치가 빗나갔다. 다음엔 온다’
- ‘검은색이 5번 이어졌다. 다음엔 빨간색일 것이다’
- ‘최근 한 달 계속 지고 있다. 슬슬 흐름이 바뀐다’
이것들은 모두 도박사의 오류의 전형입니다. 과거의 결과가 미래의 확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느끼는 사고입니다.
사실
사실은 단순합니다. 파친코나 경마의 결과는 원칙적으로 ‘독립 시행’이라 불리는 구조로 움직입니다. 지금 시행의 결과는 과거의 시행과는 무관합니다.
구체적인 예시. 1/319 확률로 대박이 나오는 파친코가 있다고 합시다. 아침부터 500번 안 나온 대가 있다고 하더라도, 501번째에 맞을 확률은 1/319 그대로입니다. 501번째에 맞을 확률이 1/319보다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안 나왔으니 다음엔 온다’는 확률의 구조로 보면 틀린 생각입니다.
참고로 1/319는 ‘319번 하면 반드시 맞는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319번 돌려도 맞을 확률은 약 63%이고, 나머지 약 37%는 한 번도 맞지 않습니다.
왜 뇌는 그렇게 느끼는가
인간의 뇌는 ‘무작위’를 올바르게 처리하는 것이 서툽니다. 연속해서 같은 결과가 나오면, 뇌는 ‘슬슬 반대의 결과가 온다’고 느끼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진화 과정에서 몸에 밴 ‘패턴을 찾는 능력’의 부작용입니다.
평소 생활에서는 도움이 되는 능력이지만, 무작위의 장(도박)에서는 그것이 역효과를 냅니다.
빠져나오는 법
사실을 머릿속에 넣어 둡니다. ‘다음 시행의 확률은 몇 번 안 나왔든 변하지 않는다’ 이것을 대 앞에서 떠올립니다.
소리 내어 말해도 좋습니다. ‘이것은 도박사의 오류. 다음 확률은 변하지 않는다’ 머릿속으로 말하는 것만으로도 왜곡이 조금 약해집니다.
매몰 비용 효과: ‘여기서 멈추면 헛수고가 된다’는 착각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 ‘이미 3만 졌다. 여기서 멈추면 3만이 통째로 손해다. 1만 더 넣어서 되찾자’
- ‘계속 쳐 온 이 대를 지금 버리는 건 아깝다’
- ‘여기까지 왔으니, 조금 더 계속할 수밖에 없다’
- ‘오늘은 벌써 8시간 버텼다. 여기까지 버텼으니 2시간만 더’
이것이 매몰 비용 효과입니다. ‘이미 쓴 비용’을 되찾으려다 손해를 더 쌓는 사고입니다.
사실
사실은 훨씬 단순합니다. 과거에 쓴 3만 엔은 지금 멈추든, 계속하든, 돌아오지 않습니다.
과거에 쓴 돈은 ‘매몰 비용’이라 불립니다. 이미 잃어버려서 앞으로의 판단에는 관계없습니다. 판단해야 할 것은 ‘앞으로 계속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뿐입니다.
앞으로 1만을 더 넣으면 확률적으로 어떻게 되는가. 대부분의 경우 그 1만 엔도 잃습니다. 그리고 더 멈출 수 없게 됩니다.
왜 뇌는 그렇게 느끼는가
사람은 손실을 확정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3만 엔을 ‘패배’로 인정하는 것에 강한 심리적 고통이 있습니다. 뇌는 그 고통을 피하기 위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되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따라 더 많은 돈을 쏟아붓습니다. 손해를 되찾기는커녕 손해가 커집니다.
빠져나오는 법
‘과거의 돈은 지금 멈추든 계속하든 돌아오지 않는다’ 이 사실을 노트나 스마트폰 메모에 적어 둡니다.
그리고 ‘지금 판단해야 할 것은 앞으로의 일뿐’이라고 자신에게 말합니다. 이것은 중독과 무관하게 모든 판단에서 중요한 원칙입니다. 일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여기까지 했으니’라며 되돌리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확실성 효과: ‘어딘가에 반드시 좋은 대가 있다’는 착각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 ‘오늘은 어딘가에 반드시 좋은 대가 있을 것이다’
- ‘저 가게 구석 자리의 대는 주말에 잘 나온다’
- ‘나에게는 흐름을 보는 눈이 있다’
- ‘데이터를 보면 맞는 대를 알 수 있다’
이것이 확실성 효과입니다. 본래 불확실한 것을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느끼는 사고입니다.
사실
사실은 가혹합니다. 홀의 대에서 나오는 구슬은 가게 측의 확률 설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개별 대가 ‘반드시 나오는’ 상태에 있는지는 본인은 알 수 없습니다. 데이터를 몇 시간 들여다봐도 밖에서 보고 ‘맞는 대’를 맞힐 수는 없습니다.
‘나에게는 흐름을 보는 눈이 있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전형적으로 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행동경제학 연구에서 밝혀져 있습니다. 계속 지고 있어도 ‘나는 안다’는 감각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왜 뇌는 그렇게 느끼는가
사람은 자신의 판단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거에 우연히 맞힌 경험이 ‘나는 안다’는 감각을 강화합니다. 빗나간 경우는 잊고, 맞힌 경우만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감각이 다음 시행을 강하게 동기 부여합니다.
빠져나오는 법
지난 한 달, 1년의 수지를 종이에 정확하게 적습니다. ‘언제, 얼마를 따고, 얼마를 졌는지’를 전부 적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수지는 큰 마이너스입니다. ‘나는 안다’는 감각이 종이 위의 숫자와 모순됩니다. 모순을 눈앞에 들이밀면 감각이 조금 약해집니다.
세 가지 왜곡은 동시에 작동한다
세 가지 왜곡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장면에서 동시에 작동합니다.
서두의 장면을 다시 봅시다.
- ‘안 나왔으니 슬슬 확변이 올 것이다’ → 도박사의 오류
- ‘지금 멈추면 3만 엔의 손실이 확정된다’ → 매몰 비용 효과
- ‘이 대, 계속 돌아가고 있으니 슬슬 나올 것이다’ → 확실성 효과 + 도박사의 오류
세 가지가 일제히 뇌 속에서 작동하고 있습니다. 하나만이라면 알아차리기 쉽지만, 세 가지가 겹치면 ‘내 판단은 옳다’는 강한 감각이 생깁니다.
세 가지 왜곡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 앞에서 ‘지금 왜곡이 세 가지 모두 작동하고 있다’고 알아차리는 순간이 늘어납니다. 알아차린 순간에 행동을 바꿀 여지가 생깁니다.
인지 왜곡을 알아차리는 방법
자신의 말버릇을 관찰한다
‘다음엔 온다’, ‘여기서 멈추면 아깝다’, ‘나는 안다’. 이것들이 머릿속에서 작동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왜곡의 신호입니다.
평온한 날에 자신이 자주 하는 ‘왜곡의 말’ 다섯 개를 적어 둡니다. 대 앞에서 그 말이 나왔을 때 ‘아, 이건 왜곡이다’라고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종이에 적는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면 왜곡은 옳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종이에 적어 내면 왜곡이 객관화됩니다.
‘안 나왔으니 다음엔 온다’고 종이에 적은 뒤에 ‘이건 사실인가?‘라고 덧붙여 봅니다.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쉬워집니다.
제삼자의 시점을 빌린다
‘만약 친구가 같은 상황에 있고 지금 내가 하는 말을 입에 담고 있다면, 나는 뭐라고 말할까’ 친구에게라면 ‘그건 이상해’라고 냉정하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냉정한 시점을 자기 자신에게 향하게 합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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