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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책이 중독 회복을 막는 이유와 재발에서 벗어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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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중에 한밤중에 군것질에 손이 갔을 때, 다음 날 아침에 가장 먼저 무슨 생각이 들까요. 아마 ‘내가 왜 이러지’일 것입니다. 자기 전에 분명히 스마트폰을 내려놓았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1시간이 지나 있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만두고 싶었는데 그만두지 못한 경험은 중독에 국한되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이 일상적으로 겪습니다.

중독의 경우 이 자기혐오는 더 깊어집니다. 도박을 그만두기로 결심한 다음 날 또다시 파친코 가게에 들어가 버립니다. 술을 끊었을 텐데도 어느새 편의점에서 캔을 집어 들고 있습니다. 그때 찾아오는 것은 ‘역시 나는 글렀어’, ‘이제 뭘 해도 소용없어’라는 감각입니다.

중독은 ‘문제’가 아니라 ‘해결책’이었다?‘에서는 중독 행동이 본래 마음의 고통에 대한 ‘자기 치료’로서 시작되는 배경에 대해 썼습니다. 이 글에서는 또 다른 측면, 즉 계속 자신을 탓하는 것이 회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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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탓하면 뇌가 ‘더 하고 싶다’고 반응한다

계속 자신을 탓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늘어납니다. 그러면 불안감이 높아지고, 뇌 안에서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전전두엽의 작용이 저하됩니다. 왜 중독에 빠지는가 글에서도 다루었지만, 브레이크가 약해진 상태에서 충동에 맞서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즉 이러한 사이클이 생겨납니다.

자신을 탓한다 → 스트레스가 늘어난다 → 충동을 억제하기 어려워진다 → 또다시 하게 된다 → 더욱 자신을 탓한다

이 사이클 속에 있으면 ‘내 의지가 약해서 그래’라고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을 탓하는 것 자체가 다음 중독 행동을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미국 국립약물남용연구소(NIDA)도 수치심이나 스티그마(사회적 편견)가 치료의 장벽이 된다고 지적합니다.

중독은 뇌의 보상계가 변화하는 만성적인 질환입니다. 금연이나 도박 끊기가 어려운 것은 뇌가 학습해 버린 패턴을 다시 쓰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지, 본인의 성격이나 근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왜 그랬을까’를 분해한다

또다시 하게 된 날에는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느낄지도 모릅니다. 다만 조금 시점을 바꾸어, ‘실패한 날’을 ‘내 패턴 하나가 보인 날’로 다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심리학에 ABC 분석이라는 사고방식이 있습니다. 하는 일은 단순합니다. ‘그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A = Antecedent)’, ‘무엇을 했는가(B = Behavior)’, ‘그 후 어떻게 되었는가(C = Consequence)‘를 적어 보기만 하면 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 됩니다.

직장에서 상사에게 심한 말을 들었다(A) → 퇴근길에 술을 샀다(B) → 일시적으로 편해졌지만, 다음 날 아침 몹시 후회했다(C)

이렇게 나열해 보면, ‘내가 왜 그런 짓을 했을까’라는 막연한 자기혐오가 ‘그 스트레스가 계기였구나’라는 구체적인 이해로 바뀝니다. 자신을 탓하는 재료가 아니라, 다음을 대비하기 위한 단서가 됩니다.

노트든 스마트폰 메모든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완벽하게 쓸 필요는 없습니다. ‘생각을 돌이켜 보는 것만으로 행동은 바뀐다’ 글에도 썼지만, 돌아보는 여백을 조금 갖는 것만으로 다음 충동이 찾아왔을 때의 대응이 달라집니다.

‘탓하기’에서 ‘관찰하기’로

자신을 탓하는 대신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같은 경험을 해 온 동료의 존재를 접하는 것입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라는 감각은, 그것만으로도 자기 부정의 고리를 끊어 내는 힘이 있습니다. 동료 지원(피어 서포트) 연구에서도 동료와 이어지면 치료 지속률이 약 1.4배가 된다는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같은 처지의 사람과 이어질 수 있는 공간으로 QuitMate 같은 커뮤니티도 있습니다.

또 하나는 ‘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할 수 있었던 것’에 눈을 돌리는 것입니다. 3일 이어 가지 못했다가 아니라, 하루는 힘냈다. 손이 갈 뻔했지만, 10분만 참았다. 그 10분은 작아 보여도 사실은 커다란 한 걸음입니다. 작은 성공의 쌓임이 ‘나도 할 수 있을지도 몰라’라는 감각을 키워 갑니다.

그리고 앞서 소개한 ABC 분석. 기록을 남기는 것 자체가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연습이 됩니다. 자신을 탓하는 도구가 아니라, 자신을 알기 위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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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자기 부정은 기합이나 반성의 일종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회복을 멀어지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충동을 강화하고, 악순환이 계속 돌아갑니다.

ABC 분석 같은 돌아보기 기법이나 동료와의 이어짐은 그 사이클을 멈추는 구체적인 수단이 됩니다. ‘자신을 탓하기’에서 ‘자신의 패턴을 알기’로 시점을 옮기는 것만으로, 다음 한 걸음이 보이기 쉬워집니다.


참고 문헌

  1. NIDA (National Institute on Drug Abuse). “Drugs, Brains, and Behavior: The Science of Addiction.”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2020).
  2. WHO. “Lexicon of alcohol and drug terms.” World Health Organization.
  3. Koob GF, Volkow ND. “Neurobiology of addiction: A neurocircuitry analysis.” The Lancet Psychiatry, 3(8), 760-773 (2016).
  4. Sinha R. “How does stress increase risk of drug abuse and relapse?” Psychopharmacology, 158(4), 343-359 (2001).
  5. Cooper JO, Heron TE, Heward WL. Applied Behavior Analysis (3rd ed.). Pearson (2020). ABC 분석(Antecedent-Behavior-Consequence)의 이론적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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