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기복과 도파민: 기복이 작을수록 행복한 이유

굉장히 즐거웠던 날의 다음 날이 왠지 묘하게 무겁게 느껴질 때가 가끔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몸이 안 좋은 것도 아닌데 멍하니 아무것도 하기 싫습니다. 어제는 그렇게나 즐거웠는데, 오늘은 무엇을 할 마음도 들지 않습니다.
기분에는 이런 기복이 있습니다. 기복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고, 그것이 행복도와 관계가 있습니다.
올라간 만큼 내려간다
좋은 일이 있어서 기분이 올라가도, 얼마 지나면 평소대로 돌아옵니다. 기분 나쁜 말을 들어 풀이 죽어도, 반나절쯤 지나면 조금 나아져 있습니다. 기분이란 내버려 두면 한가운데쯤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세게 올라간 만큼 세게 내려갑니다. 한밤중까지 들떴던 다음 날은 무겁습니다. 데이트가 끝난 다음 날 아침이 묘하게 쓸쓸합니다. 그것은 전날 올라간 만큼이 나중에 내려가는 형태로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입니다.
기분을 올리는 구조와 그것을 억누르는 구조가 뇌 속에서 동시에 작동하고 있습니다. 자극이 사라졌을 때, 올리는 쪽은 곧바로 멈춥니다. 억누르는 쪽은 조금 늦게 멈춥니다. 그만큼 나중에 기분이 내려갑니다.
반복하면 바닥이 깊어진다
이것을 몇 달, 몇 년씩 반복하다 보면 기분의 바닥 자체가 내려갑니다.
몇 번씩 올렸다 내렸다 하다 보면 억누르는 쪽의 힘만 조금씩 강해져 갑니다. 뇌는 같은 패턴이 이어지면 거기에 맞춰 반응을 강화합니다.
같은 자극이어도 예전만큼 기분이 올라가지 않게 됩니다. 예전에 굉장히 즐거웠던 이벤트에 다시 가 봐도 예전만큼 즐겁지 않습니다. ‘어라, 이 정도였나’ 하고 느낍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저 평범한 하루여도 기분이 예전보다 무거워집니다. 특별히 나쁜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왠지 가라앉은 느낌이 계속됩니다.
‘더 올리면 돌아오지 않을까’ 싶어서 더 강한 자극을 찾습니다. 그런데 올리는 쪽은 이미 둔해져 있어서 생각만큼 올라가지 않습니다. 억누르는 쪽만이 강한 채로 남아 있습니다.
‘계속 올라간 상태’를 목표로 하면 할수록 바닥만 내려갑니다.
하이 상태를 기준으로 삼으면, 평범함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올라가 있는 나’를 왠지 모르게 목표로 삼고 싶어집니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고,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와 잡니다. 하루가 평범하게 끝납니다. 그 자체는 아무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오늘은 딱히 올라가지 않았다’며 어딘가 모르게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더 들뜰 만한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손해’라고 어딘가에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행복을 높이 중시하는 사람일수록 행복을 느끼기 어려워진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의식적으로 행복을 목표로 하면, 지금 자신의 상태가 ‘부족하다’고 느끼기 쉬워집니다.
‘더 위에 있어야 한다’는 기준이 있으면, 똑같은 평범한 하루가 부족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분의 기복이 작은 편이 장기적으로 행복도가 높다
또 하나, 기분의 기복 크기 자체를 측정한 연구가 있습니다.
‘기분의 기복이 큰 사람’과 ‘기복이 작은 사람’을 비교하면, 멘탈의 안정도나 만족도는 기복이 작은 사람 쪽이 높습니다. 기분의 평균이 같아도 기복이 큰 사람 쪽이 힘듭니다.
기복이 큰 사람은 올라갈 때는 굉장히 올라가지만, 그만큼 내려갈 때도 있습니다. 평균하면 플러스여도 힘든 시간 쪽이 기억에 남습니다.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목표로 하는 것도, ‘기분의 기복이 심한’ 것도, 오래 지속하면 비슷한 정도로 힘듭니다.
‘평범한 날’이 가장 좋은 날일지도 모른다
아침에 잠에서 깹니다. 커피가 맛있습니다. 일은 귀찮지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녁에는 아는 사람과 별것 아닌 이야기를 나누고, 졸려서 잠듭니다.
최상의 컨디션은 아닙니다. 하지만 딱히 나쁜 일도 없습니다.
이런 날을 무심코 스스로 감점하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SNS를 열면 누군가가 무언가 화려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내 오늘은 아무 일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기분의 기복이 작은 시기가 오래 이어지는 사람일수록 장기적인 행복도가 높다고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습니다.
최상의 컨디션이 아닌 매일이 오래 지속되는 행복으로 이어집니다.
참고 문헌
- Mauss, I. B., Tamir, M., Anderson, C. L., & Savino, N. S. (2011). Can seeking happiness make people unhappy? Paradoxical effects of valuing happiness. Emotion, 11(4), 807-815.
- Gruber, J., Kogan, A., Quoidbach, J., & Mauss, I. B. (2013). Happiness is best kept stable: Positive emotion variability is associated with poorer psychological health. Emotion, 13(1), 1-6.
- Solomon, R. L., & Corbit, J. D. (1974). An opponent-process theory of motivation: I. Temporal dynamics of affect. Psychological Review, 81(2), 119-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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